윤치호 (1865-1945)는 우리나라 최초의 영어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신사유람단의 일원으로 일본을 방문하던 중인 1883년에 네덜란드 외교관 등으로부터 영어를 배웠으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지 4개월 쯤 후에 조선주재 초대 미국공사로 부임하던 푸트(Lucius H. Foote)의 영어통역관으로 귀국하게 되어 우리나라 최초의 영어통역관이 되었다.
윤치호는 상하이의 중서서원(The Anglo-Chinese College)을 거쳐 미국의 밴더빌트대학과 에모리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1893년에 모교인 중서서원의 교수가 됨으로써, 한국인 최초의 영어 교수 중 하나가 되기도 하였다. 갑오경장이 일어난 다음 해인 1895년에 귀국한 그는 이후 한영서원(The Anglo-Korean School)을 세워 영어를 가르쳤으며, 100년 전인 1911년에 출간된 『영어문법첩경』을 저술해 한국인 최초의 영문법 저술가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그는 거의 평생 동안 영어로 일기를 쓴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영어문법첩경』은 문장의 구조를 도해 형식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학술 영문법 성격이 가미된 우리나라 최초의 영문법 저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영어연구사에 중요한 의의를 갖는 윤치호의 『영어문법첩경』은 그 의의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우리나라 영어학계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해 왔다. 우리 스스로의 영어 연구 성과보다는 구미의 언어 이론을 소개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쏟아온 것이 우리나라 영어학계의 병폐라고 한다면, 우리나라 초기 영어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되돌아보는 것은 우리나라 영어학계가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 하에 본고에서는 그 동안 우리나라 영어학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는 윤치호의 『영어문법첩경』을 심층적으로 분석 고찰해보고자 한다. 우선 이 책의 구성과 특징에 대해 살펴보고 (2절), 아울러 이 책에서 사용된 문법 용어를 고찰하고자 한다 (3절). 그리고 난 후 이 책에서 제시하는 문장 분석상의 특징 및 문제점에 대해 고찰해보기로 한다 (4절). 이러한 작업이 우리 스스로의 영어 연구 성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나아가 ‘한국영어연구사’ 및 ‘한국영어교육사’에 대한 우리나라 영어학계의 관심을 높이는 데 일조가 되기를 바란다.
2011년 11월 30일 발행 『언어와 언어학』 제53집 pp.161-194에 수록
자세한 내용은 첨부 파일을 참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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