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내 이야기

이벽 성조 묘소

점 위의 나 2020. 2. 10. 12:03

몇 주 전 아는 분과 함께 포천에 있는 이벽 성조 묘소에 다녀 왔다.










이 묘소는 1979년 변기영 신부가 각고 끝에 찾아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발굴 당시의 사진들도 인터넷상에 올려져 있다 (다음 사이트에 들어가면 볼 수 있음: http://www.msgr-byon.org/client/news/view.asp?Idx=187&Newsnumb=201705187 ).


다음은 당시 촬영된 사진 중 하나이다. 




상당히 낡아 보이는 이 세 나무판 중 가운데 것에는 한자로 "한국천주교회 창립주역 세자 약한 광암 이벽지묘"라고 적혀 있다. "세자 약한"은 "세례자 요한"을 일컫는 것으로 "이벽"의 세례명이다.


그런데 이 나무판들은 도대체 언제 제작된 것일까? 이벽의 묘소를 발견하고 나서 제작한 것이라면 사진에서 보듯이 그렇게 낡은 상태로 있을 리가 만무하고, 이벽 묘소에서 나온 것이라면 오래 전에 돌아가신 분의 묘소에 파묻혀 있던 나무판들이 그런 상태로 그때까지 존재할 리가 없으니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더욱이 "한국"이라는 명칭은 조선시대에는 사용하지 않던 것이므로, 1785년(혹은 1786년)에 돌아가신 분의 묘소에서 "한국"이라는 표기가 발견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변기영 신부 측에서 이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