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생각·내 이야기

성탄 미사

어제는 성탄절이었다. 또다시 한 해를 보내며, 여러 마음이 오고 갔다. 몇 해 전 "성탄미사"를 쓰던 때의 마음으로 되돌아가기도 하였다.

 

 

 

성탄 미사

 

 

성탄절날 명동성당

긴 줄 끝에 내 초라한 몸뚱이를 세웠다

 

사람들 틈에 끼어

가까스로 대성전 안에 들어갔다

피폐한 내 영혼을

추레한 내 육신 안에 구겨 넣으며

 

내 몸뚱이 앉힐 자리 없어

미사 내내 서 있었다

지은 죄 너무 많다고

벌 주시는 모양이다

 

벌 받는 마음으로

미사 내내 서 있었다

벌 주시는 마음 생각하며

기둥 뒤에서

미사 내내 서 있었다

'내 생각·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어가 없다"--그 궤변의 놀라움  (0) 2013.01.18
45년여만에 만난 친구  (0) 2013.01.05
가을 남한산성  (0) 2012.10.27
가을비 우산속  (0) 2012.10.22
한글날  (0) 2012.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