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일 교수가 박사 학위는 물론 석사 학위도 없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 지난 해 말이다. 이 보도가 나오자마자 학교 감사행정원이라는 곳에서 도교수 학위 문제의 진상을 조사하겠다며 나섰다. 조사가 시작된 지 여러 달이 지났지만 보도된 내용 이상으로 확인된 것이 별로 없다.
감사행정원에서는 학위와 관련한 도교수의 그간의 행위에 문제가 있었음을 구두로만 인정하고 공식화하지는 않는 선에서 이 건을 유야무야시키려 하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잘못을 덮으려 한다면 도대체 "감사행정원"이라는 기구가 독립적으로 존재할 필요가 무엇일까? "
이에 지난 4월 2일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질의를 감사행정원 측에 하였다.
1. 도정일 교수가 그동안 학교에 제출한 서류에 하와이대 석사 및 박사로 기재한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서류에 몇 번이나 있습니까?
2. 있다면 이것이 학위 사칭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지요?
3. 4월 1일까지 경희대 공식 영문 홈페이지에 도교수의 박사학위 연도가 1981년으로 되어 있던 것은
어떤 연유에서입니까? 그에 대한 근거 서류를 확인해 보셨는지요?
4. 교육부에 도교수의 학위가 하와이대 석박사로 보고된 것은 어떤 연유에서입니까? 또 교육부에 보고된
도교수의 석사 및 박사 학위 연도는 각각 몇년도입니까? 각각의 논문 제목은 무엇입니까?
5. 도교수가 학위를 사칭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교수의 명예교수 지위는 그대로
유지되는지요?
한 달이 지났지만 감사행정원 측에서 아무 소식이 없어 지난 주 월요일, 즉 5월 2일에 감사행정원 측에 전화로 이 일에 관해 알아보았다. 담당자의 답변은 극히 무성의하였다. 질문을 하는 내가 조롱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사실 이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기는 하였다. 4월 2일 질의를 하자마자 감사행정원 측은 학교 공식 영문 홈페이지에서 도정일 교수가 1981년에 하와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기록을 아예 삭제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학교 공식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라 있던 허위 학위 기록을 지우는 일에는 그렇게 신속하던 학교가 기왕에 확인한 진실을 인정하는 일에는 왜 그렇게 굼뜬 것일까?
그런 사람들이 학사 비리, 연구 부정, 인사 비리, 회계 부정 등을 감사한다니 코메디가 따로 없다. 그들이 하는 "감사"라는 것이 학교 측에 쓴 소리를 하는 사람들의 잘못만을 감사하는 곳이라면, 그런 감사행정원은 차라리 문을 닫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학교 측이 감싸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학사 비리, 연구 부정, 인사 비리, 회계 부정이 드러나지 않게끔 도와주는 곳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부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이 감사해 하는 행정을 한다는 뜻에서 그 부서 이름이 "감사행정원"인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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