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잘못을 저질러 놓고 "아니다", "아니다" 하는 화상이 또 나타났다.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몇 년 전에 나온 내 시 "와상설교"가 다시금 생각난다. 아, 이 거짓말 천국을 어떻게 할 것인가?
와상설교 ∣ 한학성
거짓말 잘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부귀영화가 그대 것이라
세상 법은 언제나 큰 거짓말하는 자들의 편이니
다 해 놓고도 안 했다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돈과 권력이 그대 것이라
그대는 그저
흔들림 없이 필요한 말만 하면 되느니라
아니다 모른다 기억에 없다 하면 되느니라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무사하리라
그대는 그저
영혼이 무어냐 영혼이 무어냐 하면 되느니라
아니다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면 되느니라
거짓말 못하는 자는 복이 없나니
어느 세상에서건 편안치 못하니라
그대는 어찌 내 말을 믿었느냐
그대는 어찌 내 말을 곧이 들었느냐
오호통재 오호애재
세상의 진실은 거짓말이니라
(『문학나무』 2017년 겨울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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