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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소개

새 책 <우리 말글살이와 영어 표기>가 나오다

새 책 『우리 말글살이와 영어 표기』가 나왔다.





다음은 이 책 머리말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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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는 영어가 넘쳐난다. 거리에 나서면 영어 간판이 즐비하다. 영어가 마치 우리의 공식 문자라도 되는 양 여겨질 정도이다. 그런데 거리의 수많은 영어 간판 중 상당수가 현행 옥외광고물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위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 그런 영어 간판들에 대한 제재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위법한 영어 간판들을 제재해야 할 책무가 있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영어 오남용을 부축이기도 한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이런 행태는 엄연히 존재하는 국어기본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영어 선호, 그리고 영어 남용과 오용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 사회와 우리 말글살이에서 영어를 완전히 배제시킬 수는 없다. 국가적으로는 필요한 영어 전문가를 어떻게 양성하고 활용할지에 대한 관심을 당연히 가져야 한다. 일반인의 경우에도 우리말 이름이나 어휘를 어떻게 영어로 표기할지 궁금해 할 때가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 말글 속에서 불가피하게 영어 어휘를 사용해야 할 때도 있다. 이럴 때는 해당 영어 어휘를 어떻게 한글로 표기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한국어를 할 때는 제대로 된 한국어를, 또 영어를 할 때는 제대로 된 영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한국어 속에 영어 어휘를 무분별하게 섞어 쓰는 일은 멈추어야 한다. 부스러기 영어가 일상적으로 남발되고, 일각에서나마 보그체 같은 기형적 글쓰기가 통용되게 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는 나랏말인 한국어, 그리고 나랏글인 한글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깊이 인식해야 한다. 최소한 외국인들이 한국에 첫발을 디딜 때, 그들의 눈에 한글이 강하게 비치게 해야 한다. 지금처럼 영어로 뒤덮인 간판이 비치게 해서는 안 된다.


이 책에서는 먼저 우리 사회 영어 오남용의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그런 다음, 한글을 로마자로 표기할 때와 거꾸로 영어 어휘를 한글로 표기할 때와 관련해, 즉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 및 영어 외래어 표기법과 관련해 그동안 어떤 쟁점들이 있어 왔는지, 또 그 쟁점들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다. 아울러 단순 외래어 표기법 수준을 넘어 영어 발음 자체를 실제 발음에 가장 가깝게 한글로 표기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영어가 얼마나 깊숙이 우리 말글살이에 침투해 있는지를 살펴보고 (1), 이런 현실을 옥외광고물 등과 관련한 법령 및 국어기본법에 비추어 생각해 본다 (2). 아울러 한글의 로마자 표기와 관련한 쟁점들을 살펴보고 (3), 이어서 외래어 표기법 틀 안에서 영어의 한글 표기와 관련한 쟁점들을 살펴본다 (4). 마지막으로 한글을 발음기호로 사용하여 영어 발음을 최대한 정확하게 표기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5).


이 책이 우리 사회 도처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영어 오남용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고, 또 한글의 로마자 표기 및 영어의 한글 표기와 관련해 그동안 우리 사회가 겪어온 혼란 및 난맥상을 완화하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또한 이 책에서 제안하는 영어 발음의 한글 표기법이 훗날 유용하게 사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9년 한글날을 앞두고 

지은이